우발적으로 훔친 빨간 립스틱, 잔잔했던 일상이 요동치게 된다

 

보나C의 그 한 구절, 여덟번째

>> 메꽃 ~ 평일 오후 3시의 연인들

 

 

 

우에토 아야가 나온다는 드라마를 볼까 하다가 소재가 불륜이라서(일드에서 정말 빠지지않는 소재인듯) 안 보려고 하다가 일단 1편을 보고 결정하자 라는 생각에 보기시작했다.

예전 일드에서 보여줬던 불륜은 미화되어 나온 적이 많다.(물론, 일드뿐만 아니라 한드도 그러했다)

어렸을 땐, 그냥 저런 사랑도 있을 수 있구나, 불륜한 상대와의 사랑이 진짜고 배우자와의 사랑은 가짜인 듯한. 느낌이였을까.

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미화된 불륜은 어딘가 모르게 거부감이 들기 시작했다.

결혼으로 맺어진 두 사람 사이에 불륜이란 배우자를 배신하고 상처를 주고 웃음을 잃게 만드는 허용되어서는 안 되는 사랑(?)인데 그게 아름답게 포장된다는 건 전혀 와닿지 않았다.

그러한 점에서 '메꽃'은 미화를 했다기보다 불륜을 저지름으로써 현실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들로 풀어내었다.

그게 좀 색달랐다고 해야할까. 그저 불륜이 아름답고 안타까운것이 아닌 실제로는 사탕발린 거짓말도 하고 앞뒤다른 연기로 남을 속이고, 누리고 있던 것들도 놓아야만 했다. 또, 불륜을 저지르고 있는 자신을 추악하다고 까지 말한다. 그럼에도 멈출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잘 알고 있다.

​이 드라마에서 가장 몰입해서 보았던 커플은 '사와''키타노센세'

키타노센세의 부인은 유능한 연구원으로 재직하며 점점 인정받는 중. 한 때 키타노센세도 같은 연구원이었지만 중도포기하고 선생을 하게 됨. 키타노센세는 본인이 중간에 그만두게 되고 자신이 하려던 것을 부인이 하는 것에 대해 자격지심이 있는 것 같고. 결혼을 했음에도 부인이 대외적으로 키타노의 성을 쓰지 않는 것도 키타노센세를 위축되게 만들었던 것 같다. 그러던 중에 만난 사와는 자신이 좋아하는 매미소리에 반응해주고 누가들으면 쓸데없다할 곤충들의 교미얘기까지 헤에- 하며 들어준다. 어찌보면 자기보다 잘난 부인이 맘에 안 들어서 불륜을 저질렀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, 글쎄. 남자한테 자존심이 사랑보다 중요할지도 모르지. 또 자기가 지켜주고 싶고 보듬어주고 싶은 여자를 만나고 싶은 걸지도. 

사와는 드라마가 끝난 지금까지도 사와는 파파(사와의 남편)와 왜 결혼을 했는지 모르겠다.

내 짐작으로는 아무런 욕심도 없이 평범하게 살아 온 사와가 역시나 평범하게 살아온 파파를 만나, 사랑한다는 감정보다는 결혼해서 안정적으로 평범하게 살아가고자 했던 것 같다. 하지만, 그들의 평범한 삶은 이러하다. 여자보다 더 스킨케어에 관심이 많은 남편. 섹스리스로 아이가 없어 서로를 마마, 파파라고 부르고, 남편은 햄스터 2마리를 자식처럼 키우며, 서로에게 애정표현 하나 없다. 사랑해서 결혼한 게 맞나 싶을정도여서 난 사와가 키타노센세를 만난게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다.       

 

>>가장 기억에 남는 한 구절

 

 

 

다들 그렇게 말하지.

사랑하게 되면 세상이 아름다워 보이고. 모두 행복해 보인다고.

키타노센세가 마지막으로 남긴말을 보면 그들은 비록 불륜이지만 사랑했다는 걸 알 수 있다.

서로 좀 더 빨리 만났다면... 남들에게 비난받지도 사람들에게 상처주지도 본인이 죄를 지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지도 않았을 텐데.

 

 

사와는 괴로움에 불을 낸다. 첫 화에 불륜으로 인해 집에 불을 낸 누구처럼.

사와는 본인을 그냥 돌려보내는 형사를 다그쳐보지만, 되돌아오는 대답은 형이 되지 않는 죄는 스스로 갚아야 한다는 것.

스스로 갚아야 한다는 것.

누군가를 사랑한 일을,

결혼으로 맺어진 배우자에게 상처를 준 일을,

제 3자가 벌을 내릴 수는 없는 일. 

​​

결말은 서로 헤어지게 되지만, 마지막 사와의 대사는 의미심장하다.

'신을 또 화나게 할지도 모르겠다'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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